'독직폭행' 정진웅 검사, 2심서 '무죄'로 뒤집힌 이유는? [오현아의 법정설명서]

입력 2022-07-23 15:14   수정 2022-07-23 15:43



검사가 또 다른 검사를 폭행했다는 혐의를 받은 정진웅 법무부 연수원 연구위원(차장검사)의 '독직폭행' 사건이 2심에서 다른 국면을 맞이했습니다.

압수수색 과정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폭행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으나, 2심은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한 것입니다.

독직폭행은 무엇이고, 또 왜 판결이 뒤집혔는지, 여타 독직폭행의 판결은 어땠는지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독직폭행'은 무엇인가요?

우선 '독직'이라는 단어가 생소하실 것 같습니다. 독직은 사전적 정의로 어떤 직책에 있는 사람이 그 직책을 남용했다는 의미입니다.

독직폭행도 비슷합니다. 검찰·경찰 등 사람을 수사하거나 체포·감금할 권한이 있는 자가 그 권한을 남용해 사람에게 폭력을 저지를 경우 이를 강력하게 처벌하는 법입니다.

특히 과거에는 경찰·검찰이 수사권을 남용해 일반인을 고문하거나 폭행하는 사건들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일을 막기 위해 형법 125조는 특정 직무에 있는 사람들이 직권을 남용해 사람들에게 불필요한 폭력을 행하는 경우, 일반인들이 폭행을 저지르는 것보다 더욱 강력한 처벌을 내리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독직폭행이 성립되면 5년 이하의 징역과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하며, 상해를 입힌 경우에는 가중처벌 규정에 따라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할 수도 있습니다.
정진웅 검사, 한동훈 장관 폭행했나?...사건의 재구성


이번 소송은 정 연구위원이 한 장관을 압수수색하면서 벌어졌습니다. 한 장관은 당시 일명 '검언유착' 사건에 연루돼 검찰 수사를 받고 있었습니다.

정 연구위원은 당시 수사를 맡은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의 부장검사였습니다. 2020년 7월 29일 정 연구위원은 한 장관의 휴대전화 유심침을 압수수색하기 위해 직접 법무연수원을 방문하게 됩니다.

유심침을 압수하는 과정에서 정 연구위원과 한 장관 사이에선 실랑이가 있었습니다. 두 사람은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반대편 소파에 앉아있었습니다. 이때 한 장관이 휴대폰을 이용하려고 하자 정 차장검사는 "자신도 휴대폰을 봐야겠다"며 한 장관 쪽으로 넘어가게 된거죠.

그러자 한 장관은 "이러시면 안된다"고 말했고, 정 연구위원은 한 장관의 휴대폰을 빼앗으려 했습니다. 한 장관은 휴대폰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손을 높게 들었고, 정 연구위원도 뻗은 손에 들린 핸드폰을 차지하기 위해 몸을 밀착하다가 소파에 앉은 한 장관을 누르게 된 것입니다.

한 장관은 "아악"이라며 소리를 질렀고 무게를 이기지 못한 소파는 뒤로 밀리게 됩니다. 이에 두 사람은 미끄러져 떨어지게 되고 정 연구위원이 한 장관 위에 올라탄 모습이 된 것입니다. 이러한 몸싸움은 약 5초간 짧게 유지 된것으로 법정에서 진술 된 바 있습니다.

한 장관은 해당 사건으로 전치 3주의 상해를 입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검찰도 정 연구위원을 독직폭행과 상해죄로 기소한 것입니다. 다만 정 연구위원은 "한 장관이 휴대전화를 조작해 증거를 인멸하려는 것으로 의심해 제지했을 뿐 폭행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1심과 2심 가른 '폭행 의도성'


정 연구위원은 1심에서 형법상 독직폭행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 자격정지 1년을 선고받았습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중심을 잃었을 뿐'이라고 주장하나, 휴대폰을 빼앗으려는 의사뿐만 아니라 유형력 행사를 위한 최소한 미필적 고의의 폭행을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한 장관이 상해를 입었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는 이유로 가중처벌법 대신 일반 형법상 독직폭행죄를 적용하고 상해죄는 무죄로 판단했다.

반면 2심은 일련의 행위가 있음은 인정하면서도 "폭행할 의도가 없었다"며 독직폭행에도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두 사람의 몸이 밀착한 때부터 바닥으로 떨어질 때까지 시간 간격이 매우 짧았던 것으로 보이고 이 과정에서 피고인이 손으로 피해자의 팔과 어깨를 잡거나 몸 위로 올라탔다고 인정할 객관적 증거는 확인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즉, 미끄러져 떨어진 것일 뿐, 정 연구위원이 떨어져 있으면서 한 장관을 폭행할 의도로 팔이나 어깨를 눌렀다고 보긴 어렵다는 설명입니다.

정 연구위원은 판결 직후 "검찰과 1심 재판부가 오해하셨던 부분을 항소심 재판부에서 바로잡아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검찰은"잘못된 유형력 행사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고의를 부정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상고를 결정했습니다.
독직폭행, 다른 사례는 어떻게 판결이 됐나요?

대부분의 독직폭행 사례가 유죄가 인정되더라도 실제 징역형이 인정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지난 4월에도 경찰이 발달장애인을 호송하다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힌 사건이 있었습니다.

경찰관 A씨는 2021년 3월 발달장애인 B씨가 모친에게 폭력을 행사한다는 취지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B씨를 경찰서로 이동시키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B씨는 경찰차 안에서도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고 A씨를 주먹으로 때렸습니다. 이에 A씨는 무전기로 B씨의 이마를 내려쳤고, B씨의 이마에선 피가 났습니다. 결국 A씨는 B씨에게 상해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1,2심은 A씨의 유죄를 인정하면서도, 선고유예형을 내렸습니다. 선고유예란 죄가 가벼운 피고인에게 형의 선고를 일정기간 미루는 형입니다.

그러나 무죄를 받았다고 비판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닙니다. 재판부는 무죄를 선고"증명이 부족해 형사 책임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지만, 피고인의 직무집행이 정당했다는 취지가 아닌 것을 피고인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다시금 직무에 복귀하더라도 영장 집행 과정에서 피고인의 행동에 부족했던 부분과 돌발 상황에서 피해자가 겪어야 했던 아픔을 깊이 반성하고 성찰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습니다.

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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